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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 LIFE

고양이 FIP 치료 56일차 – 모카의 작은 변화, 그리고 큰 의미

by ECHONAVIGO2025. 10. 29.

어느 순간부터 성장 속도가 약간 더뎌진 느낌이 듭니다. 물론 전체적인 컨디션은 좋은 편이고, 매일 새로운 변화가 생기고 있어서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닙니다. 하지만 치료가 길어질수록 마음 한켠에 불안함이 조금씩 스며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그래도 지금 모카의 모습만 보면 ‘잘 버티고 있다’는 확신은 분명히 있습니다.

 

아프기 이전엔 단 한 번도 앉지 않던 스크래처 위에 올라가 조용히 앉아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예전처럼 호기심이 조금씩 살아나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동공이 아주 많이 닫혀 있었는데, 그건 뇌압이 안정된 신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사소한 변화 하나하나가 요즘엔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요즘 모카는 앉아서 밥을 먹을 때 다리를 넓게 벌리고 앉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뒷다리가 불편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자세를 잡는 게 아직 완전하지 않은 건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일단은 잘 먹는 걸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무려 10초 동안 손길을 허락해준 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뒤로는 다시 1초도 허용하지 않더군요. 하루에도 기복이 심하고, 그날그날 컨디션에 따라 전혀 다른 반응을 보여줍니다. 그래도 짧은 순간이라도 손길을 받아준다는 건, 분명 관계 회복의 신호라고 믿고 싶습니다.

 

 

 

저녁 무렵 거실 한켠의 큰 화장실로 모카가 천천히 들어가는 걸 보고는 정말 놀랐습니다. 카메라를 급히 켜느라 전부 담진 못했지만, 스스로 화장실로 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희망이 생겼습니다. 물론 아직 ‘화장실로 인식하고 들어갔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얼마 전 큰 고양이 태태가 그 화장실을 쓰는 걸 자주 봤던 걸 생각하면, 따라 배우는 과정일 수도 있겠죠. 이렇게라도 하나씩 배워간다면 언젠가는 모래를 덮는 행동도 가능해질 거라 믿습니다.

모카는 여전히 치료 중이지만, 오늘은 분명 한 발 더 나아간 날입니다. 어제보다 조금 더, 어제보다 한 뼘 더 나아가는 하루. 그게 바로 모카의 복막염 치료 과정이자 우리 둘의 작은 싸움입니다.



복막염 신약 투여 56일차 / 총 84일 일정
오전 10시(수두증 약), 오후 10시(FIP 신약)
활력 회복 중, 대소변 자발 조절 미흡, 식욕 양호
컨디션 7.5~8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