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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 LIFE

그루밍을 잃은 고양이, 신경형 복막염 후의 변화

by ECHONAVIGO2025. 10. 17.

 

신경형 복막염(FIP) 치료 중인 고양이들은 회복의 속도가 빠르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건강을 되찾은 듯 보여도, 그 안에서는 여전히 미세한 후유증이 남아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그루밍 중단’은 특히 눈에 띄는 변화입니다.

모카는 복막염 이후 처음 한 달 동안 그루밍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얼마 전부터 앞발로 입 주변을 닦는 행동을 가끔 보이긴 하지만, 몸 전체를 핥는 모습은 여전히 없습니다.
그루밍은 단순한 청결 행위가 아니라 자기 안정과 정체성의 표현이기에, 이 변화는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몸에서는 미세한 냄새가 납니다.
불쾌하지는 않지만, 이전과는 다른 ‘질감의 냄새’입니다.
그루밍을 하지 못해 피지와 먼지가 쌓이면서 생긴 변화겠지만,
이건 단지 외형의 문제가 아닙니다.
몸이 자기 자신을 ‘정리할 수 없는 상태’에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신경형 FIP는 근육 조절과 감각 신호의 흐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고양이가 몸을 비트는 복잡한 동작을 하기 어렵습니다.
그루밍은 신경계의 안정성을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그루밍이 중단된 고양이는 신경계 불균형이 여전히 남아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목욕은 당분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스트레스가 극도로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신 따뜻한 물수건으로 가볍게 닦아주거나, 향이 약한 탈취제를 사용해주면 충분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양이가 스스로 안정감을 되찾는 것입니다.
그루밍은 결국 마음이 편안해야 가능한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그루밍이 다시 시작되는 날,
그건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회복되었다는 신호일 겁니다.
그때까지는 조금 더 기다려주려 합니다.